지난달 우유 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우유를 원료로 한 유제품 가격도 동시에 오르고 있다.
지난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0월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2020=100) 중 우유는 122.03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지난 2009년 8월(20.8%) 이후 14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우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유제품 가격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분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0.6% 상승했다.
분유는 올해 2월 상승률 11.6%를 기록한 후 5~6월 4%대 상승률을 보이며 상승 폭이 축소됐다. 그러나 7~8월 8%대, 9월 9%대 상승률을 기록한 후 지난달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발효유는 올해 들어 매달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9월 들어 상승률 9.0%를 보이며 상승세가 잠시 주춤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상승률 14.7%로, 2005년 5월(14.7%)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아이스크림 물가는 10월 상승률 15.2%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4월(26.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이스크림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5.9%에서 6월 9.4%로 상승 폭을 키웠다. 이후 △7월 10.7% △8월 14.3% △9월 14.0% △10월 15.2% 등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치즈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20~30%대 가격 상승률을 보이다가 9월 17.7%, 지난달 9.1%로 상승 폭이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체 평균 물가상승률(3.8%)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외에 빵(5.5%), 케이크(8.3%)도 올해 들어 가격 상승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나 5% 이상의 상승률을 유지하는 추세다.
특히 우윳값 상승에 따라 이를 원재료로 하는 빵, 케이크 등 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압박할 수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을 맡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훈 차관이 직접 수급상황실을 지휘해 우유, 빵, 아이스크림 등 주요 품목의 물가를 관리할 계획이다.
또 외식부문 5개 품목도 상황이 크게 다르진 않다. 지난달 치킨 물가는 1년 전보다 4.5% 상승에 그쳤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15.2%나 높다. 햄버거도 1년 전보다 6.8% 올랐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19.6% 상승한 상태다.
신선채소류 가격도 2년 전과 비교하면 확 차이가 난다. 배추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1% 하락했지만 2년 전보다는 63.5% 높은 상태다. 무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2% 떨어졌으나 2년 전보다는 39.1% 비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신선 농산물은 원래 품목별 담당자가 있어 매일 체크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로 전담자를 지정해 업계와 가격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모든 부처가 상시적으로 현장에 나가 물가 애로사항을 파악해 현장에서부터 즉각 조치할 것이라며 관계기관 간 공조가 필요한 사항은 물가관계장관회의, 차관회의 등을 통해 즉각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