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는 지난 5일 경북도 문경과 충청북도 충주를 잇는 한반도 최초의 고갯길인 하늘재를 걷는 `하늘재, 마의태자의 길을 걷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자체 간 협력뉴딜사업으로 문경시와 충주시가 공동으로 추진했다.
하늘재는 문헌상 가장 먼저 등장하는 고갯길이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아달라이사금 3년(156년)에 열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때부터 하늘재는 군사, 교통, 물류, 문화 등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조선 초 문경새재길이 공식화되기 전까지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반드시 하늘재를 넘어야 했다.
또한 지난 935년 통일신라 경순왕이 고려 태조에게 항복하자 맏아들인 마의태자가 왕에게 하직하고 개골산(금강산)으로 가기 위해 하늘재를 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마의태자의 길을 걷다`는 이러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한 걷기 행사이다.
`마의태자의 길을 걷다`는 하늘재 판매장에서 출발해 하늘재 정상을 거쳐 충주 미륵대원지까지 약 5km의 코스로 진행됐다. 안동MBC 오픈스튜디오, 라디엔티어링과 트레킹 행사를 비롯해 `기념극: 마의태자의 꿈`도 선보였다.
특히 오픈 스튜디오에서는 역사학자 심용환이 하늘재와 마의태자 이야기를 참가자들에게 들려줘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다음날까지 진행된 마의태자길 자전거 순례는 충주 미륵대원지에서 마의태자가 심었다고 전해지는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까지 이틀에 걸쳐 약 150km 정도 진행됐다.
신현국 시장은 "지난 7월, 하늘재 복원 공사 완료로 2000여년 만에 다시 열린 하늘재에서 뜻깊은 걷기 행사가 진행돼 현재 살아 숨 쉬고 있는 하늘재의 모습을 현장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하늘재를 공유하고 있는 문경시와 충주시가 상호협력으로 상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행사였다. 앞으로도 하늘재에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현 기자hyun0085@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