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시험발사한 신형무기체계를 전술핵 공격수단으로 운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달 초 `유사시 남측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 협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총비서 참관 하에 `신형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의 이번 시험발사는 지난 16일 오후 이뤄졌고 발사체의 정점고도는 약 25㎞, 비행거리는 약 110㎞로 탐지됐다.
북한은 이번에 시험한 `신형전술유도무기`가 "전선 장거리 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무기가 남측을 겨냥한 전술핵 투발수단임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미 이달 초 김여정 당 부부장, 박정천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의 대남 담화를 통해 우리 측에 대한 `핵전투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사실이 있다.
김 부부장은 당시 담화에서 "전쟁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해 타방(상대방)의 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 핵전투무력이 동원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일각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무력은 미국을 향한 것"이란 낙관적인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최근 행동을 통해 우리에게도 그들의 핵무력이 "실체가 있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미 작년 1월 김 총비서 주재 제8차 당 대회 때 수립한 `국방과학발전·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을 통해 `다양한 전술핵무기 개발`을 주요 과업 가운데 하나로 천명했다.
전술핵무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장착하는 전략핵무기에 비해선 위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단거리탄도미사일이나 방사포탄에 탑재해 유사시 전방 일대에서 대남 공격에 사용할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궤멸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에도 우리나라를 겨냥한 핵공격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것일 뿐"이라며 "2019년 5월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시험 등 중·단거리미사일 발사를 시작했을 때 이미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연구위원 또한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며 "북한이 `전술핵`을 언급한 건 최근이지만 KN-23 시험 때부터 계속 단거리미사일 등을 통한 대남위협이 증대돼왔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최근 우리 측을 상대로 핵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하는 빈도가 늘어난 건 핵무기 소형화 기술 진전에 대한 자신감과 관련이 있단 관측도 나온다.
우리 국방부는 작년 2월 발간한 `2020국방백서`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50여㎏과 고농축 우라늄을 확보하고 있으며 △6차례 핵실험을 실시한 점을 고려하면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군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북한이 조만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7차 핵실험이 `전술핵탄두` 실험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