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경선에 나선 김재원·유영하 예비후보 간의 단일화가 불발되자 "단일화 시도가 대구 수성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한 정치적 노림수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17∼18일 연이틀 단일화 논의를 가졌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두 후보는 지난 18일 각각 SNS와 입장문을 통해 단일화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두 후보간의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했지만 이틀 내내 여론의 중심에 서는 등 대구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1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홍 의원을 따라 잡기 어렵다고 판단한 김 전 최고위원이 단일화 카드를 꺼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동안 "유 변호사와는 출마 경위와 지향점이 다르다"며 후보 단일화에 선을 그어왔다.
이때문에 두 후보간의 단일화 시도가 대구시장 후보 공천이 아니라 홍 의원의 결정에 따라 비게 되는 수성을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인지도 높이기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높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대구시장 선거보다 수성을 보궐선거가 더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했다.
장 교수는 지난 1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3명이 맞붙을 경우 홍준표 후보가 대구시장 후보로 유력하다"며 "홍 의원이 대구시장으로 빠지면 그의 지역구를 놓고 유영하-김재원 두 사람이 치고 받을 것 같은데 이것이 대구시장 선거보다 훨씬 더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의원도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선거라는 것은 자기 자신이 시민이나 국민으로부터 인정받는 절차"라며 "두분이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득표력 증감 등은)산술적으로 계산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역대 선거나 정치 과정을 보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지지 계층이 달라야 한다. 그런데 김재원, 유영하 두분은 지지 계층(친 박근혜계)이 똑같다"며 "지지 계층이 같은 분끼리 단일화를 해본들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지역의 한 정계 인사는 "양자간 담판을 통한 단일화 여지가 아직 남았지만 시일이 촉박해 여론조사를 통한 이들의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 경선은 두 후보 간의 단일화 불발에 따라 3파전 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50%, 책임당원 투표 50%를 합산해 오는 23일 발표된다.
만약 홍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된 뒤 30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된다. 그러나 5월 1일이나 2일 사퇴하면 보궐선거는 내년 4월 5일로 미뤄진다.
이종환 기자jota123@hanmail.net